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미니멀라이프

미니멀라이프를 시작한 이유와 과정

by 이나킴 2020. 9. 30.

처음 미니멀 라이프를 접한건 몇 년 전, 당시 베스트 셀러였던 '나는 단순하게 살기로 했다'라는 책을 통해서였다. 이 책을 읽고 나는 미니멀리스트가 되기로 결심했다.

 

언젠가부터 짐으로 꽉 들어찬 좁은 방이 버겁게 느껴졌었다. 지식에 대한 컴플렉스와 욕심으로 읽지도 않을 책들을 사모았고, 듣지도 않는 음반들을 리미티드 에디션까지 모두 모아야 마음이 편했다. 서랍과 책장 구석구석에는 미술, 사진 등 나의 취미생활 변천사를 볼 수 있을 정도로 물건들이 가득했다. 행복하기 위해서 그렇게 물건을 사모았는데, 그 물건들이 오히려 나를 짓누르고 있었다. 책들을 읽지 않고 음반을 듣지 않으면 무슨 소용인가? 라는 생각도 들었고.

 

쓰지않는 물건을 비우기로 결심하고, 처분하는 과정에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. 물건을 사는 것은 클릭 한 번 터치 한 번으로 손쉽게 되지만 물건을 파는 것은 절대 쉽지 않다. 사진을 찍고, 글을 올리고, 서로 연락을 한 뒤에 약속을 잡고 만나서 거래를 해야했다. 그 마저도 진상을 만나면 하루종일 기분이 좋지 않았다. 이렇게까지 하면서 팔아야하나?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 이 과정을 통해 한 번 판 물건은 절대로 다시 구입하지 않게 됐고, 소비에 있어서 더욱 신중해지는 계기가 됐다. 

 

여러 미니멀리스트들의 간증처럼 '물건을 비우고 새로운 삶이 찾아왔다', '복잡한 생각이 정리되었다'와 같은 기적적인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. 내 방은 다른 미니멀리스트처럼 그렇게 깔끔하고 단정하지도 않다. 쓸데없는 생각도 여전히 많이 하고 있다. 그저 선택에 대한 스트레스를 줄이고 청소에 대한 압박감이 없어졌다는 것으로 만족한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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